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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왜 통합인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그 배경을 읽다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왜 통합인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그 배경을 읽다

 

7월 1일, 대한민국 지방행정 역사에 전례 없는 실험이 시작된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하나의 행정단위로 통합되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출범하는 것이다. 40년간 분리되었던 두 지역이 다시 하나가 되는 이 결단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다. 그 안에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와 이재명 정부의 국가 전략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지금, 이 통합을 밀어붙였는가.

 

 

첫째,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지 않으면 나라가 기운다

 

이번 통합의 가장 근본적인 배경은 수도권 집중의 심화다. 인구, 자본, 일자리, 문화 —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현실 속에서, 지방은 빠르게 공동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 구조를 깨기 위해 '5극3특' 전략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의 5대 초광역권과 제주·강원·전북의 3대 특별자치도를 육성해, 수도권에 맞설 수 있는 지역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 전략의 호남권 거점으로서, 대한민국 최초의 광역 행정통합 사례다. 정부가 이 통합에 힘을 실은 것은 이념이나 감정이 아니라,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냉정한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둘째, 단일 지자체로는 수도권과 경쟁이 불가능하다

 

광주와 전남은 각각 존재해서는 수도권의 집적 효과를 따라잡을 수 없다. 광주는 산업 기반이 좁고, 전남은 인구와 재정이 취약하다. 둘이 따로 움직이는 한, 각자의 약점을 서로 보완하기 어렵다.

 

통합을 통해 두 지역은 인구 32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159조 원 규모의 초광역 메가시티로 도약하게 된다. 이 규모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투자 유치, 공공기관 이전, 인프라 확충 — 모든 국가 자원 배분에서 '규모의 논리'가 작동한다. 작은 단위로는 목소리조차 내기 어려운 현실에서, 통합은 생존의 조건이기도 하다.

 

◆ 셋째, 지방소멸이라는 절박한 위기 앞에서

 

전라남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 중 하나다. 청년은 떠나고, 고령화는 가속되며, 지역 경제의 활력은 점점 식어가고 있다. '지방소멸'이라는 단어가 학술 용어를 넘어 일상의 언어가 된 지 오래다.

 

이 위기를 개별 지자체의 노력으로 돌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행정 통합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국가적 지원을 집중시키며, 첨단산업 유치를 통해 청년이 돌아올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 — 그것이 이번 통합이 내걸고 있는 가장 절실한 명분이다.

 

◆ 넷째, AI·에너지·반도체 — 첨단산업 거점으로의 도약

 

이번 통합은 과거 회귀가 아니라 미래 설계다. 광주·전남은 AI 산업, 에너지 전환, 남부권 반도체 벨트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광주의 인공지능 산업 기반과 전남의 에너지·해양·농업 자원이 결합된다면, 단순한 행정 통합을 넘어 산업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정부가 통합 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와 조직 특례를 부여하고, 교부세 추가 배분 및 공공기관 우선 이전이라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약속한 것도 이러한 산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 재정 지원은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국가 전략 거점에 대한 투자다.

 

◆ 다섯째, 40년 분리의 역사적 재결합

 

광주와 전남은 원래 하나였다. 1896년 13도제 시행 이후 1986년 광주가 직할시로 분리되기 전까지 90년간 두 지역은 한 몸이었다. 분리의 배경에는 국토 균형 개발이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도, 5·18 민주화운동 이후 광주를 별도 행정단위로 관리하려는 당시 정권의 의도가 내재해 있었다는 해석도 있다.

 

이후 40년 동안 두 지역은 분리된 채 성장을 모색했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광주는 전남의 배후지 없이 고립되었고, 전남은 광주라는 중심도시를 잃은 채 구심력을 잃어갔다. 1995년, 2001년, 2020년 세 차례의 통합 시도가 모두 무산된 끝에, 이번에야 비로소 결실을 맺었다. '3전4기'의 결실이라는 표현이 괜한 말이 아니다.

 

◆ 여섯째, 보이지 않는 의도 — 행정 효율화와 재정 건전성

 

정부가 명시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지만, 행정 통합에는 효율화라는 현실적 목적도 존재한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서 두 개의 광역자치단체가 각자의 조직과 예산을 유지하는 것은 비효율이다. 통합을 통해 중복 행정을 줄이고, 자원을 집중 배분하며, 국가 전체의 재정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배경에 깔려 있다.

 

이는 비단 광주·전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구상은 전국적인 광역 행정 재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 충남·대전 통합이 함께 추진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구 감소 시대에 지방 행정의 구조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 통합의 배경을 알아야 통합의 방향이 보인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출범은 단순한 행정구역 통폐합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 타파, 지방소멸 대응, 첨단산업 육성, 행정 효율화, 그리고 40년 분리의 역사적 복원 — 이 모든 과제가 하나의 사건 안에 압축되어 있다.

 

그러나 배경이 정당하다고 해서 결과가 자동으로 성공하지는 않는다. 명칭 논란에서 드러나듯, 설계의 세부 사항에서 이미 균열이 보이고 있다. 통합의 의도가 아무리 훌륭해도, 실행이 따르지 않으면 역사에 남는 것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다.

 

이 통합이 진정한 성공으로 기억되려면, 출범 이후의 설계가 출범 이전의 결단만큼 치밀해야 한다. 7월 1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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