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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조직을 넘어선 권력은 조직을 병들게 한다

공식조직을 넘어선 권력은 조직을 병들게 한다

 

이상수 / 칼럼니스트

 

어떤 조직이든 공식조직은 규정과 절차, 책임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직책과 권한이 부여되고, 의사결정 과정도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것이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건강한 조직의 기본 원리다.

 

그러나 공식조직 밖에서 또 다른 권력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조직은 서서히 병들기 시작한다. 공식회의보다 비공식 모임의 결정이 더 큰 힘을 갖고, 직책보다 계파가 우선하며, 능력보다 사람을 잘 서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순간 조직은 본래의 목적을 잃는다.

 

비공식조직은 본래 나쁜 것이 아니다. 조직 구성원 간의 소통을 촉진하고, 연구와 학습, 정책 개발을 위한 자율적인 모임은 오히려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 목적이 권력 확보와 인사 개입, 세력 확장으로 변질되는 순간 비공식조직은 연구모임이 아니라 파벌이 된다.

 

파벌은 조직을 둘로 나누고, 구성원에게 줄서기를 강요한다. 사람들은 조직을 위해 일하기보다 어느 편에 설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능력 있는 사람보다 힘 있는 사람 곁에 있는 사람이 유리해지고, 공정한 경쟁은 사라진다. 결국 조직은 신뢰를 잃고 내부 갈등만 커진다.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다. 국회의원들의 각종 비공식 모임이 정책 연구와 국가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세력을 규합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국민은 이를 정책 경쟁이 아니라 계파 정치로 볼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지만, 계파가 당과 국가의 이익보다 앞서는 순간 민주주의의 건강성은 크게 훼손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공식회의에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 비공식 모임에서 이미 결론이 내려지고, 회의는 형식적인 절차만 남게 된다면 조직의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 책임은 희미해지고, 불신은 깊어진다.

 

건강한 조직은 사람 중심이 아니라 원칙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정인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은 오래가지 못하지만, 규정과 절차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은 흔들리지 않는다. 조직의 권위는 개인의 영향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공식조직의 공정한 운영에서 나온다.

 

지도자의 역할은 파벌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파벌을 없애는 데 있다. 리더는 누구와 가까운가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공정한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조직 구성원 역시 줄을 설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성과로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공식조직을 넘어선 권력은 처음에는 효율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조직의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구성원의 신뢰를 갉아먹으며, 결국 조직 전체를 병들게 하는 독이 된다.

 

조직은 사람의 힘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원칙의 힘으로 유지된다. 파벌은 일시적으로 사람을 모을 수는 있지만 미래를 만들지는 못한다. 건강한 조직은 비공식 권력이 아니라 공식적인 절차와 책임 위에서 성장한다.

 

조직을 살리는 길은 줄서기가 아니라 원칙을 세우는 데 있다. 공식조직보다 강한 권력이 존재하는 순간, 그 조직의 미래는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다. 끝.


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이상수 기자 | yume20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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