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이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 경고음도 없이 넘쳐나고 있다. 잘못을 저지른 이가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도리어 피해자나 진실을 말하는 이에게 삿대질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풍경은 이제 생소하지도 않다. 적반하장이 일상화된 사회는 단순한 도덕적 퇴행을 넘어, 신뢰라는 공동체의 기반을 뿌리째 흔든다.
본래 인간의 염치(廉恥)란 자신의 허물을 부끄러워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내면의 브레이크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패배자’가 된다는 왜곡된 집단 심리가 팽배해졌다. 자신의 실책이나 비리를 덮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고, 상대의 약점을 잡아 본질을 흐리며, 심지어 적반하장의 태도로 대중을 선동하는 모습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적반하장식 태도가 위험한 이유는 명확하다. 진실과 거짓,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도리어 억울함을 호소하고, 원칙을 지킨 사람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고착되면 사회적 정의는 설 자리를 잃는다. 떳떳함과 파렴치함의 기준이 무너진 자리에는 오직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야만적 논리만 남게 된다.
적반하장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거창한 담론보다 ‘기본의 회복’이 절실하다. 잘못에 대해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이 용기이자 미덕으로 인정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동시에 궤변과 도발로 본질을 회피하려는 시도에 대해 공동체가 엄중한 잣대를 대고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염치를 아는 것이 사람과 짐승을 나누는 기준이라 했다. 적반하장이 대세가 되는 사회는 건강할 수 없다.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 잘못을 인정하는 정직함, 그리고 타인에게 미안함을 느낄 줄 아는 최소한의 염치가 다시금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로 뿌리내려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