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산업인력양성정책 시리즈 ③>
중소기업이 사람을 키우면 대기업이 데려가는 구조, 이대로 좋은가
- 인재 양성의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국가 경쟁력이다 -
대한민국 경제는 흔히 대기업이 이끌고 중소기업이 받쳐주는 구조라고 말한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산업을 실제로 떠받치는 힘은 수많은 중소기업 현장에서 나온다.
기술을 익히고, 생산을 배우고, 현장 경험을 쌓는 곳도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산업의 뿌리는 중소기업이고, 숙련된 기술인의 출발점 역시 중소기업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중소기업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어렵게 키운 인재가 더 좋은 임금과 복지를 제공하는 대기업이나 규모가 큰 기업으로 이직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근로자가 더 나은 환경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누구도 이를 막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될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사람을 키운 비용은 중소기업이 부담했지만, 그 성과는 다른 기업이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학교가 아니다. 그러나 기업은 사람을 교육한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면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현장 실습을 통해 숙련도를 높이며, 수년간 경험을 축적하도록 투자한다. 이러한 교육에는 교육비뿐 아니라 선배 직원들의 지도 시간, 생산성 저하, 시행착오의 비용까지 포함된다.
그럼에도 숙련된 인력이 다른 기업으로 옮겨가면 중소기업은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사람을 채용해 교육해야 한다.
◆결국 "교육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생긴다.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면 가장 큰 피해자는 청년들이다. 기업은 교육을 줄이고 즉시 일할 수 있는 경력자만 찾게 된다. 사회는 신입을 키우지 않는 구조로 변하고, 국가 전체의 인재 양성 시스템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어느 한 기업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대기업도 경쟁력을 위해 우수한 인재를 채용해야 하고, 근로자도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장을 선택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와 함께 책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인재를 키우는 비용을 특정 기업만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분담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산업인력 양성기금을 마련하거나, 교육훈련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와 보조금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사람을 키우는 것이 손해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기업이 교육에 투자하고, 더 많은 청년이 성장의 기회를 얻으며, 더 많은 기업이 숙련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 산업인력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흔들리면 국가 산업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제 "인재는 자유롭게 이동하되, 인재를 키우는 기업은 보호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사람을 키우고, 대기업이 그 성과를 활용하며, 그 혜택이 다시 중소기업의 교육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며, 이제 정치가 답해야 할 새로운 시대의 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