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인간은 고작 백 년 남짓한 세월을 살다 갑니다. 우리가 헤아릴 수 없이 거대한 가치를 이야기할 때 흔히 ‘억(億)’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수의 세계에서 억은 그저 시작일 뿐입니다. 조(兆), 경(京), 해(垓), 자(秭), 양(壤), 구(溝), 간(涧), 정(正), 재(載), 극(極)을 지나 인도 강가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항하사(恒河沙)’, 상상조차 불가능한 ‘아승기’와 ‘나유타’, ‘불가사의’를 넘어 셀 수조차 없는 ‘무량수(無量數)’에 이르면, 인간이 가늠하는 수의 한계는 이미 까마득히 아득해집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격려하며 던지는 “참 잘했다”라는 짧은 한마디의 ‘잘’조차 0이 무려 40개나 붙는 ‘정(正)’이라는 거대한 수의 단위를 품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한히 확장하는 수의 세계를 마주할 때, 100년이라는 인간의 삶은 수식의 소수점 아래 어디쯤엔가 겨우 흔적만 남긴 채 사라지는 지극히 미미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무변광대한 세월 속, 허무를 넘어서는 인생의 철학 힌두교에서는 가로, 세로 15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화강암을 100년에 한 번씩 고운 천으로 문질러 그 바위가 다 마모되어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국정 운용의 중요한 축 하나가 다시 부침을 겪게 되었다. 대통령실이 "후보자의 고뇌에 찬 결정을 존중하며,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제 사회적 관심은 자연스럽게 '과연 누구를 다음 법무행정의 수장으로 세울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집중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법을 집행하는 행정관료의 위치를 넘어선다. 검찰 개혁과 법치주의 확립, 그리고 국민의 권익 보호라는 상징적이고도 막중한 시대적 임무를 지닌다. 따라서 새 법무부 장관은 그 어떤 자리보다 엄격한 도덕적 검증을 통과해야 함은 물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의정 현장에서 증명된 법률가로서의 탁월한 식견과 행정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이러한 국면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전현희 국회의원이다. 전현희 의원은 치과의사이자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 출신으로, 전문성과 법률적 식견에서 이미 독보적인 이력을 갖추었다. 3선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 활동을 통해 법안 심사와 국정 감시에서 날카로운 분석력과 균형 감각을 증명해 왔다.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말은 입을 떠나는 순간 더 이상 말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것이 됩니다. 우리는 흔히 "나는 좋은 뜻으로 한 말이다",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다"라며 자신의 의도를 방어하곤 합니다. 하지만 대화의 본질은 전달자의 의도가 아닌, 수신자의 수용에 있습니다. 상대방이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떤 마음의 울림이나 상처를 남길지 미리 헤아려보는 '말의 입지조건'을 따지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말의 온도를 결정하는 세 가지 역지사지(易地思之) * 의도보다 영향력을 먼저 고려하기 '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이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들릴 것인가'입니다. 아무리 옳은 소리라 해도 상대의 상황과 감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직언은 조언이 아니라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 상대방의 언어 맥락 읽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 현재의 심리 상태, 지나온 배경이라는 렌즈를 통해 타인의 말을 해석합니다. 내 기준에서는 가벼운 농담이나 격려일지라도, 상대에게는 부담이나 비교로 다가갈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침묵도 메시지라는 사실 기억하기 말을 하기 전 잠깐의 멈춤은 생각을 정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일본에서 건너온 파크골프가 국내에서 전례 없는 열풍을 일으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신규 구장 건립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양적 창출의 화려함 뒤편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현재 조성된 구장 대다수가 하천 부지나 시민 공원을 활용하고 있어 환경 훼손 및 민원 분쟁이 끊이지 않으며, 운용 방식과 시설 규격 역시 과거 일본식 틀을 그대로 답습하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종주국을 자처했던 일본이 겪었던 열풍의 급속한 식어짐을 우리 역시 똑같이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 지자체의 무분별한 선심성 구장 건립과 정체된 문화는 스포츠로서의 자생력을 떨어뜨리는 결정적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사)한국파크골프재단과 한국파크골프학회가 선제적으로 나섰다. 필자는 서울, 부산, 대구, 목포, 영암, 양양, 화천 등 전국 주요 구장을 현장 점검하고 직접 라운드를 거치며 도출한 결론은 하나다. 기존의 일본식 파크골프를 넘어선 ‘K-파크골프 글로벌 표준화 전략’ 의 수립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오는 9월 10일(목) 오후 3시, 대한민국헌정회 강당에서 열릴 학술세미나는 대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이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 경고음도 없이 넘쳐나고 있다. 잘못을 저지른 이가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도리어 피해자나 진실을 말하는 이에게 삿대질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풍경은 이제 생소하지도 않다. 적반하장이 일상화된 사회는 단순한 도덕적 퇴행을 넘어, 신뢰라는 공동체의 기반을 뿌리째 흔든다. 본래 인간의 염치(廉恥)란 자신의 허물을 부끄러워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내면의 브레이크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패배자’가 된다는 왜곡된 집단 심리가 팽배해졌다. 자신의 실책이나 비리를 덮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고, 상대의 약점을 잡아 본질을 흐리며, 심지어 적반하장의 태도로 대중을 선동하는 모습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적반하장식 태도가 위험한 이유는 명확하다. 진실과 거짓,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도리어 억울함을 호소하고, 원칙을 지킨 사람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고착되면 사회적 정의는 설 자리를 잃는다. 떳떳함과 파렴치함의 기준이 무너진 자리에는 오직 목소리 큰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1945년 8월 15일, 이 땅을 덮고 있던 어둠이 물러가고 빼앗겼던 빛을 되찾았다. 그로부터 81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또 한 번의 광복절을 맞이한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자유롭고 번영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빛을 되찾았다'는 광복(光復)의 참의미를 오늘날의 맥락에서 다시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과거의 광복이 제국주의의 압제와 주권 침탈로부터의 물리적 해방이었다면,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광복은 과연 무엇일까? 오늘날 우리는 물질적 풍요와 첨단 문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또 다른 형태의 억압에 시달리고 있다.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 성과에 대한 압박, 타성에 젖은 일상, 그리고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슬이 우리의 삶을 짓눌러 온다. 외형적 자유는 얻었으되, 마음의 자유와 삶의 주권은 여전히 무언가에 빼앗긴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제81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가 가슴에 품어야 할 시대적 화두는 바로 ‘오늘을 광복하는 것’이다. ‘오늘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황금시대(Golden Age)'라는 단어가 다시 정치와 사회의 중심 화두로 등장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와 리더십의 중심에 선 이들이 제시한 이 비전은 단지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시대적 불안을 통과하고 있는 국민의 마음을 강하게 흔든다. 인류 역사에서 황금시대라는 수식이 붙었던 모든 순간은 단순히 경제적 풍요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것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공유하던 역동성의 시대였다. 국가 리더십이 선언하는 황금시대는 두 가지 핵심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첫째는 '무엇으로 그 시대를 열 것인가'이고, 둘째는 '그 시대의 온기가 누구에게까지 전달될 것인가'이다. 첫째, 새로운 황금시대를 지탱할 성장 동력의 전환이다. 과거의 성장 공식이었던 양적 투자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인공지능(AI), 첨단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로 대변되는 대전환의 시기 속에서 국가적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황금시대는 꿈에 머물 뿐이다. 과감한 규제 혁신과 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해 미래 산업의 기틀을 다지는 일이야말로 황금시대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기초 공사다. 둘째, 포용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오랜만에 국회 앞 커피숍에서 언론계 대선배 한 분을 만났다.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왕성하게 현장을 누비는 그 모습 자체는 분명 귀감이 될 만했다. 하지만 그 반가움도 잠시, 예전 후배들이 왜 그 선배와의 자리를 한사코 피하려 했는지 기억이 온몸으로 되살아났다. 그는 변함없는 ‘지적질의 끝판왕’이었다. 어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날카로운 지적과 충고가 이어졌다.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 속 티끌은 명확히 본다"는 옛 속담이 절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도 인간 본연의 습성과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금 확인했다. 어색한 공기를 털어내고자 "앞으로 선배님께 더 칭찬받는 후배가 되겠습니다"라는 유연한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벗어났지만, 씁쓸한 입안의 잔향과 언짢은 기분까지 쉽게 사라지지는 않았다.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기준만을 강요하고 지적을 던지는 모습이 과연 세월이 준 '경륜'인가, 아니면 그저 '고집'의 다른 이름인가 하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러나 그 씁쓸한 마음의 끝에서 한 가지 명확한 다짐을 얻었다.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는 두 거인의 그늘 아래 있었다. 개발독재와 조국 근대화의 상징인 박정희, 그리고 인권과 민주화, 평화통일의 상징인 김대중. 그들이 떠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는 여전히 그들이 남긴 유산 속에서 숨 쉬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 보자. 지금 우리의 정치를 멍들게 하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두 거인의 위대한 발자취가 아니다. 바로 그들의 이름과 영광에 기생하며 연명하는 정치권의 ‘빈대들(?)’이다. ‘빈대’의 사전적 정의는 스스로 영양분을 생산하지 못하고 타인의 피를 빨아먹으며 생존하는 기생충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정당과 정치인들의 모습이 이와 무엇이 다른가. 스스로의 비전과 국가 경영 철학은 부재한 채, 오직 과거의 역사적 상징과 지역주의의 껍데기만을 붙잡고 국민의 감정을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기생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 한쪽에서는 여전히 국가가 당면한 거대한 위기 앞에서도 70년대의 ‘박정희 향수’를 소환하며 과거의 영광을 우려먹는다. 다른 한쪽에서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고뇌 없이 ‘김대중 정신’을 전가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파크골프의 인기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도심 속 녹지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파크골프는 국민 스포츠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일까.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 속에서, 최근 파크골프장을 둘러싼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세금으로 지어진 공공 파크골프장이 특정 협회나 동호회 회원들의 ‘사유지’처럼 변질되었다는 점이다. '기득권이 되어버린 동호회, 밀려나는 일반 시민' 현재 전국의 수많은 파크골프장에서는 비동호인이나 일반 이용객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특정 단체 소속 회원들이 이른바 ‘카르텔’을 형성해 좋은 시간대의 예약 시스템을 독점하고, 일반 시민들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은 시민들은 예약 화면조차 구경하기 어렵고, 현장에 가더라도 기존 회원들의 텃세와 눈총에 밀려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내 세금으로 만든 공공시설인데 왜 눈치를 보며 이용해야 하느냐"는 일반 이용객들의 항의는 지극히 정당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갈등이 단순한 실랑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대한민국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용인특례시는 언제나 민심의 향방을 가르는 가장 민감한 바로미터로 꼽힌다. 이번 제9회 지방선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국민의힘 이상일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후보의 맞대결은 선거 초반부터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그 결과는 선거 전문가들의 예측을 멋지게 빗겨 나가며 큰 파장을 던졌다. 선거 초반 흐름은 민주당 현근택 후보의 완승 분위기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의 확실한 우위를 점하며,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일찌감치 현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는 기류가 팽배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국민의힘 이상일 후보의 드라마 같은 신승이었다. 안개 정국 속에서 판세를 뒤집은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대목은 지역 정치 지형의 절묘한 역설과 '호남향우회'의 숨은 움직임이다. 현재 용인시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호남이 아닌 영남 출신인 반면,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은 오히려 호남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독특한 인적 구조 속에서 표심의 한 축을 담당하는 호남향우회의 전략적 선택이 승부의 추가 기울어지는 데 밀접한 영향을 미쳤다. 전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마주한 지금, 축구 팬들의 가슴에 남은 것은 단순한 패배의 아쉬움이 아니다. 그것은 깊은 탄식과 분노다. 1승 2패, A조 3위로 32강 문턱조차 넘지 못한 이번 참사는 갑작스러운 불운이 아니다. 이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에서 시작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차곡차곡 쌓여온 구조적 모순이 마침내 폭발한, '예견된 재앙'이었을 뿐이다. 많은 이들이 경기장에서의 전술 실패를 논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라운드 밖, 축구 행정의 중심부인 대한축구협회(KFA)에 있다. 지금 대한민국 축구의 가장 큰 적은 상대 팀이 아니라, 무능과 무원칙으로 점철된 대한축구협회 그 자체다. '불법과 거짓말'로 얼룩진 과정의 공정성 이번 월드컵의 실패는 시작부터 공정하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축구 행정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선임의 결정적 계기가 된 '11차 회의'를 두고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국회에서 회의 자체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정작 당시 참석했던 김정배 상근부회장은 자격 없는 불법적인 회의였다고 토로했다. 문건이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