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한국인에게 숫자 ‘3’은 남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天地人)이 하나가 되는 완성을 뜻하며, 예로부터 ‘삼(三)’이 겹치는 날은 기운이 충만한 길일로 여겨져 왔습니다. 공교롭게도 올해 3월 3일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정월 대보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시기에, 가장 밝은 달이 차오르는 이 날은 그 자체로 이미 풍요와 시작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올해의 대보름은 예년과 결이 조금 다릅니다. 오늘 저녁 6시 30분, 우리는 36년이라는 긴 시간을 건너온 특별한 손님, '개기월식'을 마주하게 됩니다.
36년의 기다림, 붉은 달(Blood Moon)의 신비로운 징조
개기월식은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를 지나며 달을 자신의 그림자 속에 완전히 가두는 현상입니다. 이때 달은 완전히 사라지는 대신,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 빛 중 붉은빛만을 반사하며 은은한 '블러드 문(Blood Moon)'으로 거듭납니다.
36년 전, 우리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한 세대를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우주가 차곡차곡 준비해온 이 붉은 이벤트는 단순히 천문학적 현상을 넘어, 우리에게 '재생'과 '정화'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어둠 속에 완전히 잠겼다가 다시 붉게 타오르며 제 모습을 찾는 달의 여정은, 시련을 딛고 더 찬란하게 피어날 우리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

어둠을 뚫고 피어나는 '환한 예감'
많은 이들이 오늘을 두고 "유난히 좋은 예감이 든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우연의 일치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길일(3월 3일)의 상서로운 기운', '보름달의 넉넉한 풍요로움', '개기월식이라는 신비로운 변화' 이 세 가지가 한데 어우러지는 오늘 밤은, 우리가 품어온 해묵은 고민들을 저 붉은 달의 그림자 속에 잠시 묻어두고 새로운 기운을 채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입니다. 붉은 달은 결코 불길한 징조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의 증거입니다.
풍요로운 한 해를 향한 첫 발걸음
정월 대보름은 '액운을 쫓고 복을 부르는 날'입니다. 오늘 밤 6시 30분, 동쪽 하늘을 수놓을 붉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소망 하나를 꺼내 보시기 바랍니다. 36년 만에 찾아온 귀한 손님이 그 소망의 불꽃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붉은 달이 지나고 다시 밝은 은빛 달이 차오를 때, 우리의 한 해도 그 어느 때보다 환하고 풍요롭게 열릴 것입니다. 오늘 밤, 하늘이 보내는 이 신비로운 신호를 기꺼이 즐기며, 모두의 마음속에 희망의 보름달이 높이 뜨기를 기원합니다.
"가장 깊은 어둠을 통과한 달이 가장 붉은 빛을 내뿜듯, 우리의 계절도 이제 곧 찬란한 봄을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