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김경호 변호사 |
단돈 2,300원. 한 청년의 삶에 ‘절도범’의 주홍글씨를 새기려 한 국가 권력의 맹목적 폭력성이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취소한 ‘2024헌마1051 기소유예처분’ 사건은, 독점적 기소권을 쥔 수사기관의 기계적 편의주의가 평범한 시민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서늘한 다면이다.
이 사건에서 검사와 헌재의 시선은 ‘자의적 억측’과 ‘객관적 실체’의 뼈아픈 대비를 이룬다. 검사 결정의 핵심은 매장 냉동고에 두고 온 800원짜리 아이스크림과 부주의로 결제가 누락된 1,500원짜리 과자를 묶어 무리하게 ‘절도’로 단정한 것이다. 피의자가 휴대전화를 수시로 보았으니 결제 누락을 알았을 것이라는 작위적 소설로 고의성을 덧씌웠다.
반면 헌재가 처분을 취소한 핵심은 ‘상식과 물증에 기반한 진실의 복원’이다. 헌재는 CCTV를 통해 아이스크림은 점유 이전조차 없었음을, 즉 절취 행위 자체가 없었음을 확인했다. 또한 본인 명의 카드로 다른 물품과 50원짜리 비닐봉지 값까지 결제하며 신원을 노출한 학생이 고작 1,500원을 훔칠 동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 미진이 아니다.
유죄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객관적 무죄 정황을 묵살한 자칭 엘리트 관료적 오만이다. 최근 통과된 ‘법왜곡죄(형법 제123조의2)’가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거창한 정치 사건 이전에 소시민을 짓밟는 일상적 기소 남용부터 정밀 타격해야 한다.
향후 검사의 위법한 결정을 막기 위해, 이 사건을 거울삼아 법왜곡죄 적용의 객관적 기준을 선명히 제시한다.
첫째, ‘객관적 반대 물증의 의도적 배척’이다. CCTV나 결제 내역처럼 범죄 불성립을 가리키는 명백한 증거가 존재함에도 이를 묵살하고 기소유예를 처분했다면, 이는 재량이 아니라 법왜곡죄 제3호가 명시한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로 엄단해야 한다.
둘째, ‘합리적 정황을 무시한 고의성 날조’다. 신원 노출을 감수하며 다른 물품을 정상 결제한 핵심 정황을 누락하고, 단순 과실을 억지로 고의범으로 엮는 행위는 타인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령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에도 법을 왜곡 적용한 제1호 위반으로 단죄해야 한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시민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 증거가 부족하면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것이 상식이자 법치다. 2,300원의 실수를 범죄로 둔갑시킨 오만한 펜 끝은 이제 ‘법왜곡죄’라는 엄중한 저울에 올라야 한다. 진실 앞에 겸손하지 않은 검찰 권력에게 더 이상의 성역은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