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찬의 한일결혼 리포트 8

  • 등록 2025.10.21 18: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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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진찬 |

 

그들은 왜 바다를 건너는가?: ‘결혼은 파트너십’이라 믿는 한국 남자들

 

일본 여성들이 왜 한국 남성을 찾는가에 대한 분석은 많다. 그렇다면 반대로, 안정적인 직업과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한국 남성들은 왜 바다를 건너 일본에서 인연을 찾으려 하는가? 혹자는 이들을 국내 결혼 시장의 ‘낙오자’ 혹은 ‘도피자’로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남성들은, 오히려 ‘결혼’이라는 제도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 나선 ‘개척자’에 가까웠다.

 

 

그들이 상담 중에 공통적으로, 그리고 가장 지친 목소리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저는 더 이상 소모적인 감정 싸움에 지쳤습니다.” 한국의 결혼 시장은 종종 ‘조건’과 ‘자존심’이 충돌하는 전쟁터가 되곤 한다. 양가의 재산을 비교하고, 혼수의 등급을 매기며, 사회적 지위를 저울질하는 과정 속에서, 정작 가장 중요해야 할 ‘사람’에 대한 존중과 신뢰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한 남성 회원은 이렇게 토로했다. “소개팅에 나가면 제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제 연봉과 제가 사는 아파트 평수가 먼저 평가받는 기분입니다.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그들이 일본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막연한 환상이 아니다. 바로 ‘안정적인 파트너십’이다. 갈등을 만들기보다 조화를 우선하고, 자신의 감정을 내세우기보다 상대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며, 가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로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 이것이 바로 그들이 일본 여성과의 관계에서 기대하는 핵심 가치다.

 

이는 결코 한국 여성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과도한 경쟁과 비교 문화가 만들어낸 현재 한국의 결혼 시장이,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만들어가는 안정적인 삶’이라는 본질을 믿는 남성들에게는 너무나 피곤하고 상처뿐인 장소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들은 끝없는 ‘재고 따지기’와 밀고 당기는 자존심 싸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결국 그들이 바다를 건너는 이유는, 더 나은 조건을 찾기 위함이 아니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와 자존심 경쟁에서 벗어나,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함께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진정한 ‘파트너’를 찾기 위한, 가장 용기 있고 현명한 선택이다.


김진찬 (한일 전문 결혼정보회사 (주)케이제이위드 대표) kjwith.com

김진찬 기자 jinchan.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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