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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열차에서 용창선 시인을 만나다’ 시(詩) 토크쇼 성료

  • 등록 2025.12.29 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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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새벽녘 슬그머니 뿌린 잔설이 감나무 가지에 잠시 머물다 주르륵 흘러내리기를 반(半) 시진(時辰), 눈 속에 익은 까치밥 몇 개가 먼 길 떠나려 부산떠는 까치 날개 짓에 파르르 떨더니 이내 바닥에 나뒹굴고 만다. 세밑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는 길손 까치들의 까치밥 새부리 쪼음이 정겹다.

해 바뀜도 이제 코앞이다.

칸타빌레 시낭송협회가 “시와 음악, 이야기가 머무는 시간”을 쉼 없이 한해를 이어왔다. 오늘이 끝이 아니듯 오는 해에도 어김없이 낭만열차는 그곳에 서 있고, 낭랑한 시낭송소리는 끊임없이 음유 될 듯 싶다.

 

 

지난 28일 일요일 오후,

동목포역 낭만열차에서 시와 음악, 이야기가 어우러진 특별한 문학 행사‘낭만열차에서 용창선 시인을 만나다’ 시(詩) 토크쇼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시를 통해 그리움과 외로움, 사랑이라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을 꾸준히 노래해 온 문학박사 용창선 시인을 초청해, 작품 세계와 삶의 이야기, 그리고 시에 담긴 진솔한 사유를 관객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낭만열차라는 공간적 특성을 살린 이번 토크쇼는 기차역이라는 일상적인 장소를 시가 머무는 문학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행사의 오프닝 무대는 김원석 교수의 노래와 통기타 연주로 시작됐다.

자유롭고 따뜻한 감성의 음악은 관객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열어주며, 시를 만나기 전 감성을 부드럽게 이끄는 역할을 했다.

 

음악과 시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행사장은 금세 온기와 여운으로 채워졌다.

 

이어진 이경환 이사장의 환영사는 시인을 향한 존경의 마음과 함께 ‘낭만열차에서 시인을 만나다’가 지닌 문화적 의미를 짚으며, 시가 일상 속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통의 매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본격적인 시 토크는 시낭송가 주봉길의 차분하고 섬세한 진행 속에 이어졌다.

 

주봉길 시낭송가는 용창선 시인의 문학 세계를 “그리움을 견디는 법을 아는 시, 외로움을 사랑으로 바꾸는 시”라고 소개하며 관객이 작품에 한층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했다.

 

용창선 시인은 직접 자신의 시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삶의 굴곡 속에서 시가 어떤 위안과 의미가 되었는지를 솔직하게 들려주며 관객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첫 낭송 무대는 윤인국 시낭송가가 용창선 시인의 작품 '애절양을 읽는 날'을 낭송했다.

이 작품은 상실과 기다림, 그리고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는 감정의 잔상을 담은 시로,

윤인국 시낭송가의 절제된 낭송은 작품의 정서를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전달했다.

 

용창선 시인은 해당 작품에 대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남아 계속 말을 거는 감정에 대한 기록”이라고 설명하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이어진 낭송 무대에서는

-김현숙:취생몽사,

-이경환:술잔 속의 그대, -김지은:쉐그린패션 이준호

-박영란:이명,

-배덕만:세한도를 읽다,

-김선아:연화도,

-정화순:이중섭을 만나다,

-문미순:얼음소녀,

-윤인경:덤벙, 우주를 담다 등

여러 시낭송가들이 각자의 목소리로 용창선 시인의 작품을 풀어냈다.

 

낭송자마다 서로 다른 호흡과 감성이 더해지며 같은 시가 다양한 해석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관객들은 시가 단순한 글을 넘어 살아 있는 언어임을 체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세계여성평화그룹 목포지부 언론홍보부장을 맡고 있는 문미순 씨는'얼음소녀'를 눈물어린 낭송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의 뜨거운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날 행사에서 또 하나의 인상적인 무대는 김영란 씨의 현대무용 공연 ‘몸짓으로 그려보는 시의 세계’였다.

언어 대신 몸짓으로 표현된 시의 감정은 고독과 그리움, 사랑의 흔들림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며 시의 의미를 또 다른 감각으로 확장시키는 무대로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 후반부에는 김범석의 하모니카 연주가 더해져 앞서 들었던 시들의 감정을 다시 한 번 되짚게 했으며, 담백하고 서정적인 선율은 행사의 분위기를 차분한 여운 속으로 이끌었다.

 

엔딩 무대는 자유로운 객석 시낭송으로 이어졌다.

관객 중 조화덕 씨가 이기철 시인의'내가 바라는 세상'을 낭송하며 관객 각자가 마음속에 시 한 편을 품고 돌아가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시를 단순히 ‘낭송하는 시간’을 넘어 시를 듣고, 느끼고, 함께 머무는 시간으로 완성됐다.

 

낭만열차라는 공간에서 시인과 관객이 한 호흡으로 마주한 이 시간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난 따뜻한 문학 여행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낭만열차에서 시인을 만나다’는 앞으로도 시와 사람을 잇는 문학 프로그램으로 지속 운영될 예정이다.

 

 

 

박종배 기자 pjb87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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