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트럼프 정부 참모들에게 보내는 글
― “예스맨”은 지도자를 편하게 하지만, 국가를 위험하게 만듭니다 ―
트럼프 정부의 참모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한 사람을 보좌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한 나라의 미래를 보좌하고 있습니까.
권력의 중심 가까이에 있을수록 착각이 생깁니다. “속도가 곧 성과”라는 착각, “강하게 밀어붙이면 해결된다”는 착각, 그리고 “반대는 방해일 뿐”이라는 착각입니다. 그러나 국가 운영은 기업의 결재 라인과 다릅니다. 국정은 한 번의 결단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제도와 신뢰 위에서 장기적으로 축적되는 과정입니다.
참모의 역할은 지도자의 결심을 빠르게 실행하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참모의 진짜 역할은 지도자가 놓치고 있는 위험을 경고하고, 국가가 지켜야 할 선을 넘지 않도록 붙드는 것입니다. 권력은 본능적으로 집중되려 하고, 집중된 권력은 스스로를 정당화하려 합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지도자를 믿기보다, 지도자가 과도해질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관리하도록 설계된 체제입니다.
지금 세계가 미국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미국이 강해서가 아닙니다. 미국이 강한 만큼, 그 힘이 규칙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국제 규범과 동맹의 신뢰를 가볍게 여기고, 국내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며, 갈등을 힘으로 누르는 방식이 반복될수록 미국의 리더십은 ‘존경’이 아니라 ‘경계’의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패권은 자산이 아니라 비용이 됩니다.
여러분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대통령의 뜻을 법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뜻이 법을 넘지 않도록 지키는 것입니다. 국익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국익은 단기 지표로만 계산되지 않습니다. 국익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신뢰는 군사력으로 얻지 못하고, 관세로 사지 못하며, 강압으로 유지할 수 없습니다. 신뢰는 오직 예측 가능한 정책, 절제된 권력, 존중하는 외교, 그리고 합법적 절차에서 나옵니다.
이민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불법을 단속하는 것은 국가의 권한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절차가 생략되고 과도한 폭력이 정당화되는 순간, 미국이 지켜온 법치의 권위는 스스로 무너집니다. 국가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거칠어지는 것입니다. 거칠어진 국가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참모 여러분, “예스맨”은 단기적으로는 편합니다. 하지만 역사는 예스맨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역사는 국가가 위험해질 때 멈추게 한 사람, 말려야 할 때 말린 사람, 권력이 선을 넘기 전에 제도를 붙든 사람을 기억합니다.
미국은 여전히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강한 나라로 남을 것인가, 믿을 수 있는 나라로 남을 것인가. 패권의 크기를 키우는 길이 아니라, 패권의 품격을 지키는 길이 미국을 살립니다. 여러분의 한 마디가, 미국의 내일을 바꿀 수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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