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사법 개혁 시리즈 ①>
사법과 도덕의 경계
- 법이 다 하지 못하는 정의 -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말이 있다. 법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하한선’의 규범이지, 인간의 양심이나 정의감 전체를 포괄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법이 존재한다고 해서 사회가 정의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법은 규칙이지만, 정의는 가치다. 법은 형식과 절차를 따르지만, 정의는 마음과 양심의 문제다. 이 둘이 일치할 때 사회는 안정되지만, 어긋날 때 갈등이 발생한다.
그 틈새에서 국민은 종종 묻는다.
“법대로 했는데 왜 불공정하냐”고… 본란에서는 사법과 도덕의 경계에 대하여 논한다.
◆ 합법이 곧 정의가 아닌 이유
역사는 ‘합법적 불의(不義)’의 사례들로 가득하다. 노예제도, 식민지배, 인종분리정책, 유신헌법 모두 당시엔 ‘법’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명백히 부정의(不正義)였다. 이처럼 법은 시대의 권력과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 법이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오히려 인간이 법을 위해 희생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도덕이 사법의 위에 있어야 한다. 법은 인간의 양심에서 출발해야 하고, 그 양심의 목소리를 외면할 때 사법은 생명을 잃는다.
◆ 판결은 옳을 수 있으나, 정의롭지 않을 수 있다
재판은 논리와 증거로 움직이지만, 정의는 공감과 양심으로 움직인다. 법적 판단이 ‘형식적 정의’를 구현한다면, 도덕적 판단은 ‘실질적 정의’를 추구한다. 때로 판결은 법리적으로 완벽하지만 국민은 납득하지 못한다. “맞는 말인데, 옳지 않다”는 감정이 생기는 이유다. 이때 필요한 것은 법의 논리 이전에 인간의 정의감과 윤리적 통찰이다. 사법은 냉정해야 하지만, 동시에 인간적이어야 한다. 법의 언어가 차가워질수록, 그 법을 집행하는 사람의 마음은 따뜻해야 한다.
◆ 도덕 없는 법, 정의 없는 사법
사법이 신뢰받지 못하는 근본 원인 중 하나는 법적 판단이 현실의 도덕 감정과 괴리될 때 생긴다. 국민은 판결이 법조문에 맞는지보다, 그 판결이 ‘사람답다’고 느껴질 때 신뢰한다. 도덕 없는 법은 권력의 도구가 되고, 양심 없는 재판은 폭력이 된다. 법이 인간의 고통에 귀를 닫을 때, 정의는 제도 속에 갇히고 만다.
◆ 법 위에 있는 양심, 양심을 지탱하는 법
결국 사법과 도덕은 대립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는 관계다. 도덕은 법을 인도하고, 법은 도덕을 제도화한다. 양심이 없는 법은 폭주하고, 법이 없는 양심은 혼란스럽다. 따라서 진정한 정의는 이 둘의 조화 속에서 가능하다. 판사는 법률가이기 이전에 인간이어야 하고, 시민은 도덕적 양심을 통해 법의 부족함을 감시해야 한다.
◆ 맺음말
법은 인간의 이성을 지키는 장치이고, 도덕은 인간의 양심을 지키는 울타리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무너지면 사회는 방향을 잃는다. ‘법대로 하라’는 말이 정의의 끝이 아니라, ‘법 위에도 양심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사회야말로 진정으로 성숙한 법치국가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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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시리즈 ②> 국민의 신뢰하는 재판의 조건 – 공정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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