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매년 4월이면 여의도 국회 주변은 벚꽃 물결로 가득 찬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고 차량 통제까지 이뤄지는 진풍경을 보며 우리는 봄의 정취를 만끽한다. 하지만 화려한 꽃잔치 속에서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지는 것은 왜,일까? 대한민국 입법의 심장부인 국회 주변을 점령한 것은 일본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벚꽃인 반면, 정작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는 그늘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법적 지위조차 없는 '나라꽃'의 비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우리가 당연하게 '국화(國花)'로 알고 있는 무궁화가 사실은 법적으로 공식 지정된 나라꽃이 아니라는 점이다. 관습적으로, 그리고 국가(國歌) 가사를 통해 나라꽃으로 대접받아 왔을 뿐, 대한민국 법령 어디에도 '무궁화가 국화'라고 명시된 조항은 없다.
그동안 국회에서 무궁화를 국화로 명문화하려는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되었으나, 번번이 우선순위에서 밀려 폐기되거나 계류되어 왔다. 법적 근거가 없으니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나 보존, 그리고 이를 활용한 대규모 축제 기획 역시 동력을 얻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벚꽃 축제는 있어도 무궁화 축제는 없다.
현재 여의도 벚꽃 축제는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국회 주변에서 무궁화 축제가 열렸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 민족의 끈기와 생명력을 상징하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무궁화가, 정작 해방된 조국의 국회 주변에서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무궁화는 7월부터 10월까지, 백일 가까이 끊임없이 피고 지는 강인한 꽃이다. 뜨거운 여름날 국회 대로변에 무궁화가 만발하고, 이를 기념하는 문화 행사가 열린다면 그것이야말로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이다.
◆국회의 결단이 필요한 때
국회는 이제 응답해야 한다. 단순히 벚꽃 인파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무궁화를 법적 국화로 제정하는 입법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이는 단순한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품격과 민족의 자긍심을 법적으로 확립하는 일이다.
나아가 국회 앞마당과 여의도 일대에 무궁화 식재를 대폭 확대하고, 국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회 무궁화 축제'를 정례화해야 한다. 벚꽃의 화려함에 가려졌던 우리 꽃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고, 그 속에 담긴 민족의 역사를 되새길 기회를 국가가 앞장서서 만들어야 한다.
내년 봄, 벚꽃이 지고 난 뒤 찾아올 뜨거운 여름에는 여의도 국회 주변에 무궁화가 당당히 피어나길 기대한다. 법적 지위를 갖춘 당당한 나라꽃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무궁화의 대향연을 보고 싶다. 그것이 입법 기관인 국회가 국민 앞에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나라 사랑'의 실천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