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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술의 시대, 우리는 어떤 투자를 해야 하는가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l

 

<암호화페 ⑥칼럼 마지막 연재>

 

기술의 시대, 우리는 어떤 투자를 해야 하는가

 

앞선 연재를 통해 우리는 암호화폐를 둘러싼 환상과 실체를 가로지르는 여러 질문을 던져왔다. 블록체인과 화폐의 본질적 차이, 국가가 통화 주권을 사수하려는 이유,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 문제, 그리고 "존버(무조건적 버티기)"라는 단어가 가린 위험성까지 살펴보았다. 이제 이 긴 여정을 마무리하며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고자 한다. 과연 기술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1. 기술은 수익의 보증수표가 아니다

 

기술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흐름이다. AI, 데이터, 자동화는 이미 인류의 삶을 재편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혁신적이라는 사실이 그 기술에 기반한 '상품'의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기술은 방향을 제시할 뿐, 가치를 축적하고 보존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와 견고한 제도다. 기술적 화려함에 매몰되어 그 뒤에 숨은 부실한 구조를 보지 못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눈을 감고 달리는 것과 같다.

 

2. 실체 없는 기대는 반드시 무너진다

 

투자의 제1원칙은 '실체'다. 그 기술이 현실에서 어떤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지속 가능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가? 단지 '디지털'이라서, 혹은 '미래 가치'라는 모호한 수식어가 붙었다고 해서 가치가 생겨나지는 않는다. 실체가 결여된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 가격은 누군가의 탈출구가 될 뿐, 결코 장기적인 부의 축적 수단이 될 수 없다.

 

3. 제도 밖의 자유는 책임 없는 위험일 뿐이다

 

국가는 결코 통화 주권을 포기하지 않는다. 역사가 증명하듯, 기술은 결국 제도의 울타리 안으로 편입되며 그 과정에서 '제도 밖의 무법지대'는 필연적으로 축소된다. 규제되지 않는 시장에서의 자유는 투자자에게 권리가 아닌 '보호받을 수 없는 위험'을 의미한다. 위기 상황에서 책임을 질 주체가 없는 자산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투자의 기본인 '리스크 관리'를 포기하는 행위다.

 

4. 감당할 수 없는 투자는 이미 실패한 선택이다

 

많은 이들이 "언젠가는 오른다"는 막연한 낙관론에 기댄다. 하지만 투자는 기다림의 미학이기 이전에 '감당의 과학'이다. 가격의 폭락, 정책의 급변, 시장의 소멸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온전히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확답할 수 없다면 그 선택은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실패한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변동성은 결국 투자자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삶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결론: 확신보다 기준을, 낙관보다 책임을

 

화폐는 '안정'을 먹고 살고, 투자는 '위험'을 먹고 자란다. 암호화폐가 대중을 혼란에 빠뜨린 이유는 이 이질적인 두 개념을 교묘하게 뒤섞었기 때문이다. 화폐를 자처하면서 투기적 수익을 약속하는 대상은 그 자체로 치명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

 

투자 거물 짐 로저스(Jim Rogers)가 암호화폐의 구조적 한계를 경고한 이유도 명확하다. 기술이 아무리 앞서가도 국가라는 거대한 질서와 제도의 방향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통찰이다. 이는 비단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모든 기술 기반 투자에 적용되는 서늘한 원칙이다.

 

기술의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 차분해져야 한다. 남들보다 빠른 선택이 기회를 가져다줄 것 같지만, 준비되지 않은 속도는 사고를 부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밋빛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나만의 엄격한 '투자 기준'이며, 근거 없는 '낙관'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책임'이다.

 

기술은 진보하겠지만, 그 결실은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다. 투자는 유행을 좇는 추격전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읽고 스스로를 지켜내는 결단이다. 이 연재가 독자 여러분께 '무엇을 살 것인가'가 아닌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볼 것인가'에 대한 작은 이정표가 되었기를 바란다.끝.

 

<지난 암호화폐 연속 칼럼>

<암호화폐 ①> 암호화폐 앞에서, 지금 우리가 물어야 할 것들

https://www.kjbn.kr/news/article.html?no=7719

 

<암호화폐 ②> 블로체인은 기술이고, 암호화폐는 화폐인가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8256

 

<암호화폐 ③> 화폐라는 성벽 : 국가는 왜 암호화폐를 용인하지 않는가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8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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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④> 디지털 화폐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8609

 

<암호화폐 ⑤> 암호화폐 : ‘언젠가는 오른다’는 말의 위험성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8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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