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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관세협상에 숨겨진 이면합의, 한국 기업을 노린 경제공세인가

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美·日 관세협상에 숨겨진 이면합의, 한국 기업을 노린 경제공세인가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일본 정부가 맺은 관세 협상에서 충격적인 이면 합의가 드러나면서 국제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사실을 폭로한 인물이 다름 아닌 일본의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협상이 표면상 ‘통상 협력’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장치였다고 밝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외교적 압박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이 경제적으로 손잡고 한국의 금융 안정성을 흔들며, 제2의 IMF 사태를 유도해 우리 기업들을 헐값에 사들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 강대국의 ‘명분’ 뒤에 숨은 이익 계산

 

강대국들은 언제나 ‘상호 번영’과 ‘동맹 강화’를 내세우지만, 실제 협상 결과를 보면 상대국의 이익보다 자국의 이해관계를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역사 속에서도 반복되어 온 현실이다.

 

1905년 7월 29일, 미국과 일본은 도쿄에서 비밀리에 협정을 체결했다. 이른바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이 협정은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와 미국의 필리핀 식민지배를 상호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불과 20여 년 전, 미국은 조선과 ‘조미수호통상조약(1882)’을 맺어 조선의 독립을 보장했었다. 강대국 간의 거래 앞에서 ‘국제조약’은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었고, 조선은 식민지로 전락했다.

 

이 패턴은 1950년 한국전쟁에서도 반복되었다. 남북 간 내전이던 전쟁은 미·소 양 진영의 개입으로 국제전으로 확대되었고, 정전협정(1953년)은 전쟁을 멈췄지만 분단이라는 영구적 상처를 남겼다. 전쟁의 피해를 입은 당사국의 뜻보다 강대국의 전략적 계산이 우선된 결과였다.

 

■ 경제를 노린 새로운 형태의 ‘밀약’

 

이번 미·일 관세협상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상무장관 러트닉은 일본이 5,5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투자를 약속했음을 내세워, 한국에도 3,500억 달러 현금 투자 요구를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그러나 일본 측 아카자와 장관은 이 요구가 사실상 조작된 발언이었다고 폭로했다.

 

만약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면,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소진되고 금융 시스템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곧 한국의 핵심 제조기업들이 도산하거나 외국 자본에 넘어가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었다. 미국이 ‘제조업 르네상스’를 외치며 한국의 첨단산업 기반을 흡수하려 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본이 한국 압박의 들러리 역할을 자처했다”고 지적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이제는 동맹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헌금을 뜯어내는 장사판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 ‘제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막으려면

 

강대국의 약속은 언제든 자국의 이익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동맹이란 이름을 믿고 따라가다 보면 순식간에 거대한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이번 미·일 간 이면합의 의혹은 국제 통상 협상의 냉혹한 민낯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다.

 

미국은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일본은 한국 경제를 견제하기 위해 서로 손을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피해자는 한국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외부 의존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정한 독립과 자주성은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야 한다. 외교적 지혜와 경제적 역량을 키워, 강대국의 이해관계 속에서 휘둘리지 않는 나라, 스스로 중심을 세울 수 있는 국가 전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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