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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법 신뢰 회복은 민주주의의 자기 수리 능력이다

- 제도 이후의 과제, 사회의 책임 -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이상수 기자 |

 

<사법신뢰회복 ⑨>

 

사법 신뢰 회복은 민주주의의 자기 수리 능력이다

- 제도 이후의 과제, 사회의 책임 -

 

민주주의는 완벽한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의 강점은 스스로의 결함을 인식하고 고쳐 나갈 수 있는 능력에 있다. 사법 신뢰의 흔들림을 둘러싼 오늘의 논의 역시 실패의 징후라기보다,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방향으로 응답하느냐에 있다.

 

 

앞선 글에서 우리는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한 세 가지 조건과 그 실행 단계를 살펴보았다. 인사권의 분산은 재판의 독립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출발점이었고, 판결의 설명 책임은 사법이 시민과 소통하는 최소한의 언어였다. 양심적 판사를 보호하는 제도는 사법의 품격을 유지하는 마지막 안전망이었다. 이어서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과 사법개혁이 정치화되며 좌초되어 온 이유, 그리고 입법부가 지켜야 할 헌법적 균형까지 짚어보았다. 이 모든 논의는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진다. 제도가 마련된 이후,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법 신뢰 회복은 법률 몇 조를 고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제도는 출발점일 뿐이다. 그 이후에는 시민의 법 감수성, 언론의 책임, 법조 공동체의 문화가 함께 변해야 한다. 판결을 단순히 유불리의 기준으로만 소비하는 문화 속에서는, 아무리 정교한 제도도 오래 버티기 어렵다. 사법은 결과의 집합이 아니라 과정의 신뢰 위에서 존재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공유되어야 한다.

 

언론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판결을 보도할 때 감정적 프레임이나 승패 구도로만 접근할 경우, 사법은 다시 정치의 장으로 끌려 들어간다. 판결의 맥락과 논증을 설명하고, 제도적 쟁점을 짚어주는 보도가 늘어날 때 시민의 이해도 깊어진다. 이는 사법을 비판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비판은 필요하지만, 그 비판 역시 사실과 논증 위에 서야 한다는 요구다.

 

법조 공동체 내부의 성찰도 빠질 수 없다. 사법 신뢰는 외부의 평가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판사, 검사, 변호사 모두가 자신이 속한 제도가 사회로부터 어떤 기대를 받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권한에 비례한 책임, 전문성에 걸맞은 설명, 그리고 양심적 판단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사법은 다시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시민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사법 신뢰 회복은 전문가들만의 과제가 아니다. 재판을 지켜보는 시민의 태도, 판결을 이해하려는 노력,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방식 역시 민주주의의 일부다. 거리의 분노가 제도의 언어로 번역될 때, 사회는 한 단계 성숙한다.

 

사법 신뢰 회복은 단기간의 성과로 평가할 수 없는 작업이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사법을 둘러싼 갈등을 권력 투쟁의 장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과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할 때, 사법개혁은 실패의 역사에서 벗어나 축적의 역사로 나아갈 수 있다.

 

민주주의는 스스로를 고칠 수 있을 때 지속된다. 사법 신뢰 회복은 그 능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과제다.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단죄의 언어가 아니라, 제도와 문화,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함께 세우는 성숙한 응답이다. 그것이 민주주의가 다시 신뢰받는 길이다

 

<관련칼럼>

<사법신뢰회복시리즈 ①>

법은 왜 존재하는가?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7436

 

<사법신뢰회복시리즈 ②>

판사 인사권 분산이 사법 신회 회복의 출발점이다.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7441

 

<사법신뢰회복시리즈 ③>

설명 없는 판결은 정의가 아니다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7462

 

<사법신뢰회복시리즈 ④>

양심의 판사를 보호하지 않는 사법은 오래가지 못한다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7467

 

<사법신뢰회복시리즈 ⑤>

사법개혁, 무엇부터 사회적 합의를 이룰 것인가

https://www.kjbn.kr/news/article.html?no=7470

 

<사법신뢰회복시리즈 ⑥> 사법개혁은 왜 번번이 좌초되는가

https://www.kjbn.kr/news/article.html?no=7501


<사법신뢰회복시리즈 ⑦> 입법부는 사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7539

 

<사법신뢰회복시리즈 ⑧> 판사의 ‘양심’, 국민은 어디까지 기대해야 하는가

https://www.kjbn.kr/mobile/article.html?no=7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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