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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의 재건 – 계층 사다리를 다시 세우는 사회 구조 개혁

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기본의 재건 시리즈 ④>

 

공정의 재건 – 계층 사다리를 다시 세우는 사회 구조 개혁

 

오늘 한국 사회에서 가장 깊고도 아픈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이 사회에서 노력하면 정말 올라갈 수 있는가?” 이 질문이 사라지는 순간, 사회는 활력을 잃고 시민은 희망을 잃는다. 경제 문제보다 더 무서운 것은 기회의 불평등이며, 사회를 분열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소득 격차가 아니라 ‘이동 불가능성,’ 즉 사다리가 끊겨 있다는 절망감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성장이 멈춘 것이 아니라 이동의 공간이 좁아진 사회가 되었다. 어느 지역에서 태어났는가, 어느 부모를 두었는가, 어떤 교육 환경에 놓였는가에 따라 개인의 미래가 거의 결정되어 버리는 현상은 국가의 심장을 서서히 약화시키는 구조적 병이다. 특히 교육·부·인맥·문화자본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중되면서 ‘신(新)엘리트 계층’이 재생산되고, 사회의 상층과 하층이 서로 다른 현실과 가치관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구조가 강해질수록 시민들은 “공정하지 않다”는 감정을 넘어서 “기회조차 없다”는 좌절에 빠진다. 이는 단순한 박탈감이 아니다. 공동체 신뢰를 파괴하고, 정치적 극단화와 사회적 분노를 확대하며, 청년층의 미래 투자 의지를 약화시키는 심각한 국가적 위험 요인이다. 문제는 사회적 공정성이 ‘결과의 평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시작선의 공정'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출발선이 지나치게 다르면, 노력의 가치는 약해지고 사회는 능력주의를 가장한 불평등 구조가 된다. 한국 사회는 지금 이 구조적 문제를 정확히 마주해야 한다.

 

◆ 공정이 무너지는 이유 – 구조적 요인

 

첫째, 교육 기회의 집중이다. 우수한 교사, 공교육 보조 인력, 문화자본, 사교육 인프라, 학교 선택권 등 모든 요소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미래를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가 되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교육 평등 원칙조차 위협하는 수준이다.

 

둘째, 부의 대물림 가속화이다. 부동산·금융자산 격차가 심화되면서 자산의 축적 속도가 소득 상승 속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노동으로 계층 상승을 기대할 수 없는 경제 구조는 결국 청년에게 ‘희망의 부재’를 학습시킨다.

 

셋째, 공직·언론·사법 분야의 엘리트 쏠림현상이다. 특정 지역·특정 학벌·특정 문화권 출신이 국가 핵심 권력기관을 장악하는 구조는 사회적 관점의 다양성을 소멸시키고, 일반 시민에게 “우리는 그들의 세계와 다른 규칙을 산다”는 인식만 강화한다.

 

넷째, 노동·주거·금융 시장의 장벽 증가이다.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임금·주거비 격차는 개인의 노력으로는 넘기 어려운 벽이 되어 버렸다.

 

◆ 공정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

 

첫째, 교육 사다리 복원은 최고의 복지이자 최고의 공정 정책의 수립이다. 지역 간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국가투자 확대, 농어촌·비수도권에 우수 교사·교육자원 우선 배치, 공직·사법·언론 분야의 인재 선발에서 지역·계층 다양성 고려, 사교육 의존을 낮추기 위한 공교육 실력 회복이 되어야 한다.

 

둘째는 자산 격차 완화 정책의 수립이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 임대시장 안정화, 전세 사기 근절, 금융자산 접근 기회 확대(청년기초자산제 등),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의 점진적 정상화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째는 노동 시장의 공정성 강화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강화, 청년에게 진입 장벽을 만드는 불합리한 관행 개선, 지역 일자리 격차를 줄이기 위한 산업 분산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넷째, 사회 이동성 확대 패키지가 필요하다. 교육·일자리·주거·금융을 하나로 묶은 ‘계층 사다리 종합 프로그램’ 구축, 고위 공직 분야의 다양성 확보(소수자·지방대·균형인사), 계층·배경이 아닌 능력과 윤리로 인정받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 공정의 재건은 경제정책이 아니라 국가의 품격 회복 작업

 

공정은 단순한 정책 항목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도덕적 기반이며, 국민이 노력할 이유를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사회적 합의이다. 사회 이동성이 높은 국가는 활력이 넘치지만, 이동성이 낮은 국가는 침체와 분열을 피할 수 없다. 지금 한국이 겪는 갈등과 분노의 상당 부분은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의 문제이다. 공정이 사라지면 협력도 사라지고, 협력이 사라지면 국가 경쟁력은 붕괴한다.

 

◆ 결론 – 공정의 재건은 ‘희망의 재건’

 

공정은 차가운 법칙이 아니라 따뜻한 희망이다. 한 개인의 인생이 출발선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는 결코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없다. 공정의 재건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다시 놓는 작업이며, 더 나아가 국민이 국가를 믿을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다.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지금의 한국은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는 사회인가?” 그 답이 “예”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공정의 재건이며, 국가가 존재해야 하는 가장 본질적 이유이기도 하다. 끝.

 

<관련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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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정의의 재건 – 사법 신뢰를 다시 세우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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